• 국문초록
이 글에서는 <슌코덴>의 공연에 대하여 동아시아 신극을 목적으로 한 무라야마 토모요시의 혼종화(hybridization) 시도라는 관점에서 접근하고자 한다. 전향 후 주변부적 인물로 전락한 무라야마 토모요시는 재기를 위하여 프로극을 포기하고, 츠키지쇼게키죠의 신극운동을 계승하는 전략을 세웠다. 그는 연극의 직업화를 통한 신극의 재건을 주장했고, 1934년에 출범한 신쿄게키단에서 그 가능성을 증명하고자 했다. 그러나 3년 동안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성과가 크지 않았고, 강화된 검열은 정상적인 연극 공연마저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무라야마 토모요시는 혼종의 신극 <슌코덴>으로 난관을 돌파하고자 했다. 동양 헤로인 춘향을 앞세워 일본이라는 지역성을 넘어서려 하였고, 가부키의 연기술 카타(型)를 신극 공연에 도입하여 동서양 연극의 경계를 흔들어버렸다. <슌코덴>은 1930년대 동아시아 연극계에 상당한 영향을 남겼다. 공안당국의 신극을 거부하는 공연주체의 저항성을 보여주었고, 동아시아 신극계를 지배하고 있던 예술적 연극/비속적 연극의 이분법적 도식을 해체하였다는 점은 특히 기억할 만하다.
주제어 : 슌코덴, 춘향전, 혼종화, 무라야마 토모요시, 신쿄게키단, 헤로인, 동아시아 연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