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문초록
하타케야마 나오야(畠山直哉, b. 1958)는 도시와 자연, 그리고 재해를 독특한 형식과 방법으로 질문해 온 일본의 사진가이다. 그는 1990년대 중반부터 열도 전역에 포진한 석회석 광산 및 채굴장, 도쿄의 인공 하천과 지하수로를 촬영하며, 도시 속에 내재한 자연의 존재를 카메라로 추적했다. 그에게 사진은 단순한 기계나 인공의 산물이 아니라, 외부에서 들어오는 빛으로 상을 맺는 자연의 원리에 기반을 둔 재현 방식이다. 작가는 이와 같은 사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인공과 자연의 이분법을 넘어, 인공과 독립적으로 존재하면서도 상호호혜적 관계를 맺는 도시 속 자연의 모습을 파인더에 담았다. 그러나 3.11 동일본 대지진으로 모친이 사망하고 여동생의 가옥이 처참하게 무너지는 상황을 경험한 그는 재해 당사자로서 자신의 사진관을 되짚어보며 위기 속에서 사진의 역할과 가능성이 무엇인지 통렬하게 질문했다. 하타케야마의 문제의식과 실천은 팬데믹 전후 글로벌 미술의 의제와 유의미한 교차점을 만들어 나갔다. 특히 그의 작업은 인류세 담론이 부상하기 이전부터 초인간적 자연의 힘, 예측 불가능한 땅의 물질성, 비인간 생명체와 사물의 행위성을 주목해 왔다는 점에서 중요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 논문은 하타케야마의 사진에서 엿보이는 사유와 실천이 오늘날 현대미술의 가장 첨예한 주제인 생태와 환경에 대해 어떤 성찰의 지점을 제공하는지 고찰한다.
주제어 : 하타케야마 나오야(畠山直哉, b. 1958), 사진, 사진의 행위성, 석회석, 비인간 자연의 힘, 3.11 동일본 대지진, 재해 이후의 삶, 쓰나미의 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