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집(2023.06)] 손과 눈으로 어루만지다― 책거리 기물의 촉각적 성격
- 劉宰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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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6-30
• 국문초록 18세기말~19세초 조선의 서가식 책거리는 서양식 음영법과 원근법을 활용하여 높은 수준의 시각적 사실성을 이루었다. 본 연구는 조선 후기 책거리에 사용된 사실적 기법을 서양화법 전파로 인한 표현법의 진화가 아니라 기물에서 촉각성을 강조하고자 했던 양식적 선택으로 이해하고자 하였다. 책거리의 촉각적 표현은 만져질 것 같은 질감의 표현과 ‘만짐’을 암시하거나 자극하는 장치로 구분할 수 있다. 책거리의 이러한 묘사와 시각 장치는 촉각을 자극하지만 결국 만질 수 없는 기물이고, 들어갈 수 없는 공간이다. 관람자와 거리감을 유지하지만 끊임없이 접촉을 자극하는 책거리의 공간은 그 자체로 조선과 멀리 떨어져 있지만 유혹을 놓치지 않던 ‘異國’의 공간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주제어 : 책거리, 서가식 책거리, 탁자식 책거리, 트롱프뢰유, 촉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