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문초록
이 논문은 일본에서 사진이 촉각적 상상과 은유, 경험을 통해 수용되었던 역사적 문맥을 추적한다. 구체적으로는 초창기 사진술의 체험, 사진 용어의 번역, 그리고 사진 공예 및 소형 프린트의 대중화에 초점을 맞추어 논점을 전개한다. 1850년대에 사진을 최초로 체험했던 일반인은 상을 구현하는 메커니즘을 사람이 카메라 몸체로 들어가 감광판에 새겨지는 물리적 이동과 접촉의 결과로 생각했다. 이러한 촉각적 상상에는 사진술에 대한 놀라움과 타자와의 접촉이 가져온 두려움 및 긴장이 동시에 새겨져 있다. 기술과 매체가 점차 보편화되던 1870년대에 이르자, 사진은 ‘문명’국이 사진으로 만든 시각 정보를 따라가 학습하고, 바로 그 사진으로 자신의 표상을 직접 세워내는 유용한 수단으로 이해되었다. 이때 촉각은 사진 용어와 밀착해서 ‘문명국’을 익히고 ‘잡아 쥐는[捉]’ 인지적 실천의 은유로 통용되었다. 복제기술이 발달하고 사진술이 일반화되면서, 만지고 소유하고 즐기는 사진 상품이 널리 판매되었다. 특히 소형 사진 공예품과 포켓용 불상 사진은 개별적이며 내밀한 감상의 대상뿐만 아니라 공동체의 정념을 형성하는 사물로 기능했다.
주제어 : 사진, 접촉, 초창기 일본 사진, 촉각적 상상, 촉각의 은유, 촉각적 경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