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문초록
이 논문은 磻溪 柳馨遠의 실리론과 경세학의 연계성을 살펴보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지금까지 반계의 학술경향은 주로 경세론의 측면에서 다루어져 왔다. 그것은 公田制와 貢擧制를 핵심으로 전개되는 《磻溪隨錄》의 위상 때문이었다. 爲堂 鄭寅普가 반계를 실학의 鼻祖로 거론한 뒤, 반계의 경세학은 이른바 조선학운동과 조국근대화의 분위기 속에서 星湖 李瀷과 茶山 丁若鏞 등의 그것과 함께 연구의 최전선에서 지금까지 거론되고 있다.
그런데 반계의 경세학에서 보이는 典章制度의 철학적 토대는 實理論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의 학문과 사상은 성리학의 학문적 풍토 속에서 숙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그의 실리론은 일차적으로는 성리학의 맥락에서 독해되어야 하고, 그 실리론은 다시 경세학과의 연관성 속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본 논문이 그의 실리론과 경세학을 함께 거론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문제는 그가 남긴 철학적 자료가 희소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실리론과 경세학의 연관성은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다. 반계는 理氣合一과 理氣不離의 [事]物을 전제하고, 그 전제 아래서 [사]물의 원리가 주재하고 있는 상태[理氣不雜]가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그것을 다시 그의 경세학에 적용할 경우, 變法의 관점에서 현실의 積弊를 改正하고, 다시 常法의 이상을 추구하려고 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반계에게 상법의 실현은 다시 變法으로만 가능한 것이 아니고, 여기에 聖賢의 善意志가 부여될 때 획득할 수 있게 된다.
주제어 : 반계수록, 성리학, 실학, 기학, 실리론, 변법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