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문초록
조선시대 전통 서화의 영역에서 여성 書畵家 활동의 비가시성(invisibility)과 서화의 제찬과 제시에 보이는 한글의 비가시성은 서로 관련되어 있다. 그 자체로 젠더화된 체계인 ‘書畵’의 영역과 가부장적 한문중심의 유교사회에서 문화와 예술의 생산과 소비에 성(性)의 개념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한자와 한문이 갖는 젠더적 속성이 이미지와 결합될 때 어떤 효과를 발휘하는지, 작품의 제작과 감상에 남성/성과 여성/성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등 조선시대 서화의 후원과 제작과 감상, 수장 전반에 걸쳐 젠더 이데올로기의 작동 방식을 구체적 사례를 통해 고찰해보고자 한다. 본 논고는 여성 작가의 정체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조선이라는 상층 남성 중심의 신분질서와 젠더적 질서로 위계화된 사회에서 하위주체의 여성이 회화와 문자(한글)를 통해 남성화된 서화의 세계―한문의 영역으로 소통되는―에 어떻게 침범하며 동화 또는 소외되는지에 대해 분석하고자 한다. 이는 조선시대 서화 영역의 젠더성과 여성의 서화 활동을 젠더적 관점에서 고찰하고, 조선시대 시각문화 속에서 한글 텍스트의 출현과 한글 사용을 둘러 싼 젠더적 관점을 제시하고자 하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젠더 연구가 조선시대 미술사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 개념적으로 또는 방법론적으로 어떤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질 수 있는지에 대한 시론이기도 하다.
주제어 : 여성 서화가, 젠더, 한글, 언해본, 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