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문초록
이 글은 《논어집주》 읽기의 역사라는 방대한 영역에 다가가기 위한 기초 작업으로서, 《논어집주》에 대한 일련의 문헌학적 읽기 작업의 일부분이다. 문헌학적 읽기를 방법으로 삼아 주자의 《논어집주》를 그 형성 과정 속에서 면밀히 다시 살폈다.
주자의 《논어집주》는 그 자체로 문헌학적 방법을 적극 활용한 문헌학적 저작이다. 주석 모음이라는 제목처럼 주자는 여러 선학들의 견해를 두루 아우르는 한편으로 새롭게 재배치하였다. 이에 따라 이들 주석을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 의미의 층위가 달라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와 동시에 《논어집주》는 문헌학적 읽기의 대상이기도 하다. 《논어집주》의 최종 형태에 이르기까지 주자는 다양한 주석들과의 고투 과정을 거치면서 장기간 수정하였다. 이 양상을 살피기 위해 《논어정의》・《논어혹문》・《주자어류》・문집의 기록들을 시간에 따라 재배열하고, 그런 다음 《논어집주》의 주석을 그 사이사이에 끼워 넣으며 다시 읽었다.
《논어집주》의 「학이」편 편제는 《논어집주》 이전의 주석서의 체례를 계승하는 한편으로 그들과는 구별되는 명확한 해석적 입장을 천명하면서 「학이」편의 독특한 위상을 드러내었다. 제1절의 주석 읽기를 통해서는, 정자와 사량좌 그리고 주자의 주석이 긴밀한 상호 연계 속에서 배치되었음을 보았다. 제2절의 주석 읽기에서는, 주자가 정자의 주석을 전면화하는 방식으로 ‘朋-衆-樂’의 연쇄를 마련하여 다른 견해들과 경합하는 양상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제3절의 주석 읽기를 거치면서, 배움을 상승의 단계론으로 이해하는 방식에 저항하면서 해석적 순환을 만들어내는 주석의 구조를 확인하게 되었다.
주제어 : 《論語集注》, 문헌학적 읽기, 《論語精義》,《論語或問》,《朱子語類》, 《論語詳說》