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문초록
인도불교는 그 태생적 특징으로 말미암아 사회성과 역사성이 취약했다. 이에 비해 불교 도입 이전부터 동아시아의 전통 사상은 사회와 역사에 대한 기대와 신념을 놓지 않았다. 따라서 불교가 중국에 전래된 이후로 사회적 가치와 역사적 가치를 내재화(internalization)하는 작업은 중국불교도들의 부채이자 사명이 되었다. 교학불교의 ‘敎判’과 禪의 ‘話頭’ 수행은 이러한 배경에서 빚어졌다.
화두 수행이라는 禪家의 교육행위는 殺活과 機用이라는 관점 내지는 이론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리고 교육자와 피교육자 사이의 ‘관계’와 ‘말[言語]’을 핵심적인 교수법으로 채택했다. 이러한 교육행위는 멀리는 唐宋代 선사들의 法擧揚과 公案 공부에서 확인할 수 있어서, 『碧巖錄』 등의 공안집에서는 공안을 통한 말[言語]의 전복과 啐啄同時의 교육행위가 뚜렷이 부각되어 있다. 그리고 조선후기 白坡 亘璇(1767~1852)은 『禪門手鏡』에서 이런 교육관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였다.
윤리의 문제는 교육의 목적 내지는 성과와 관련된 논의에서 나타난다. 왜 수행하는지 혹은 수행하면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물음에 대답하려고 할 때 윤리적 맥락과 연결된다. 깨달으려고 수행한다는 말은 수행 지상주의 혹은 깨달음 지상주의적 태도이다. ‘행복(eudaimonia)’하려고 수행한다는 말은 공리주의적 태도이다. 화두 수행을 통한 교육행위는, 말과 마음이 가지고 있는 의식의 독선과 속박 그리고 폭력성을 드러내고 ‘自在’로 표현되는 의식의 자발성을 구가한다는 점에서 윤리적 맥락과 더불어 언급되어야 한다.
주제어 : 화두, 禪, 교육, 윤리, 행복, 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