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문초록
본 글은 여암 신경준이 지은 『韻解訓民正音』을 康節易을 중심으로 분석하는 글이다. 이를 토대로 이 책의 저술 목적과 성격에 대해 기존과는 다른 주장을 하려고 한다. 여암은 강절역에다 자신의 관점을 더해 이 책을 완성했다. 여암의 관점은 ‘창의적 변용’으로 나타난다. 그는 먼저 송대 3대 도서 중 「하도」를 이용하여 자신 이론을 시각적으로 전달하면서 성음론을 열어나간다. 이 점은 여암 자신의 관점이 드러난 부분이다. 여암은 正音의 창제에는 加一倍法이 작용했음을 간파하였고 이를 이 책 서문인 ‘훈민정음도해서’에서 밝혔다. 여암이 강절역으로 훈민정음의 원리를 풀고 거기다 자신의 ‘창의적 변용’을 더해 치밀하게 이론을 엮어간 것을 보면 이 책은 조선에서 역학과 음운학이 온전하게 합해진 ‘易學的音韻書’라고 할 수 있다. 기존 국어학계에서는 漢字韻圖 작성이 이 책을 지은 목적이라 했다. 그러나 이 책 내용의 분석결과, 여암의 목적은 1)강절역 중심으로 정음을 분석하고, 2)이런 분석을 통해 정음으로 중국의 한자음 표기에 문제없음을 입증하여 3)정음으로 聲音의 道를 밝히고자 하였고, 그 결과물을 책 후반에 韻圖로 그렸음 알 수 있었다. 따라서 한자 운도 작성이 이 책 저술 목적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여암이 중시한 ‘聲音의 道’는 ‘正音의 道’를 의미하고, 그 道는 정음 효용의 ‘우수성’을 말한다. 문자의 ‘우수성’은 문자를 누구나 쉽게 익힐 수 있고 그 문자로 온갖 표현을 할 수 있어야 담보된다. 정음은 이런 효용을 구비했기에 우리에게만 혜택을 주는 것이 아닌 만방에 혜택을 줄 수 있는 ‘天下聲音大典’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이 책은 강절역이 조선 음운학에 미친 한 사례이지만 조선에서 음운학과 역학의 변통적 호환을 통한 ‘融合學’의 한 모형을 제시했다고 봤다. 따라서 이 책은 ‘창의융합’을 고리로 미래 급변사회 대처라는 현대 학문방향과도 부합하는 책이라고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주제어 : 여암 신경준, 『韻解訓民正音』, 강절역, 加一倍法, 聲音의 道, 창의융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