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문초록
이 연구는 청록산수화의 녹・청색 안료를 이루는 남동광과 공작석이 예로부터 의료용 약재이기도 하고 도가의 단약에 쓰이는 仙藥이기도 했던 점을 문헌을 토대로 구체적으로 알아보고, 청록의 색채와 안료, 그리고 청록산수화에 함축된 도가적 상징을 고찰하였다. 石靑・石綠으로 대별되는 청록의 안료는 주요 本草書에 空靑・曾靑・扁靑・白靑 등의 石類 약재로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輕身, 延年, 不老 등의 효능과 심지어 神仙으로 화한다는 효능이 명시되어 있어 예로부터 仙藥으로 인식되었음을 말해준다. 실제로 金丹을 연조해서 수명을 연장시키고자 한 금단도에서 주요 선약으로 일컫는 五金八石에 空靑이 포함되어 중시되었던 점이 주목된다. 또한 조선시대 문학에서 선경을 묘사한 修辭 중에 유독 ‘碧’・‘翠’・‘蒼’・‘靑’・‘綠’의 색채어가 적극 사용된 점이 주목되었다. 이러한 배경에서 청록산수화에 표현된 청록의 산과 바위는 공청・증청 등의 선약과 불로장생과 우화승선의 약효를 연상시켰을 것이고, 선계의 시각적 재현으로 이해되었을 것이다. 이 연구는 미술의 사회적 관계망(Art Nexus) 속에서 물질 지표(Index)인 청록 안료와 청록산수화가 능동적 주체로서 화가와 감상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행위자성(agency)에 대한 고찰의 일환으로 기획되었다.
주제어 : 청록산수화, 석청, 석록, 공청, 도교, 신선, 알프레드 겔(Alfred Gell), 행위자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