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문초록
본 논문은 에도시대 초기 조선통신사 이미지의 형성과정을 통신사를 둘러싼 관계구조 속에서 파악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조선후기 일본에 파견된 공식 외교사절인 통신사의 이미지는 에도시대 다양한 매체로 제작되었는데, 본고에서는 17세기, 통신사 이미지의 형성기에 초점을 맞추어, 都市圖 병풍, 緣起 두루마리, 通信使歡待圖라는 세 종류의 그림을 중심으로 통신사 이미지의 제작 및 수용을 둘러싼 제 양상을 고찰한다. 통신사 행렬은 에도 초기에는 주로 도쿠가와 막부의 권력과 그들의 위상을 과시하는 맥락에서 여러 이미지로 시각화되었다. 막부의 의도대로 보고 인지한 공가와 무가 상류층들과 달리, 다수의 일반인에게 조선통신사는 이국인 행렬이자 하나의 축제로 수용되는데, 특히, 가이초(開帳)와 마쓰리(祭)를 통해 어떻게 통신사 이미지가 변용되어 확산되는지 살펴봄으로써, 통신사 이미지를 시각화하는 다양한 맥락을 고찰하였다. 이 과정에서 에이전시 이론이 지니는 가장 큰 효용성은, 후원자 혹은 예술가가 만들어낸 결과물로서 예술품, 그 안에 담긴 제작자의 의도를 파악하려는 단선적인 시도를 넘어서, 예술품의 제작과 수용, 감상을 둘러싸고 서로가 발하는 힘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이라 할 수 있다. 에도시대 통신사 이미지 형성과정에서 1차 주체인 제작자 혹은 후원자의 분명한 목적과 의도가 반영된 행위력(agency)은 감상자 혹은 수용자들의 계층, 배경, 시대, 관심사에 따라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제2, 제3의 변용이 발생함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이러한 방법론은 향후 각종 민간 문화를 포함한 통신사 이미지 연구의 확장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주제어 : 조선통신사, 통신사행렬, 에도시대, 도쿠가와 막부, 도쇼샤엔기, 도후쿠몬인(東福門院), 가이초(開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