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문초록
<영남송사>는 임진왜란 당시 의병으로 참여했던 剡湖 陳景文이 ‘미개국에 의해 짓밟힌 문명국’이라는 남송의 ‘신화’의 중복과 재구를 통해 전쟁의 상처를 투영하고 폐허 속에서 다시 일어서기 위한 의지를 표출하고자 쓴 장편 연작 영사시다.
본고는 이 작품의 창작 배경과 주제적・예술적 특징 등을 살펴보았다. <영남송사>는 칠언절구로 이루어진 총 69수의 연작시이다. 그 내용은 79명의 역사적 인물에 대한 형상화와 ‘고종화의’라는 역사적 사건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다. 본고에서는 작품 속 인물을 남송의 군주, 남송의 臣・民, 금・원 출신의 인물 등의 세 가지로 분류하여 살폈다. 이를 통해 이 작품이 ‘오랑캐 문제에 대한 대응’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알 수 있으며, 임진왜란으로 인한 심리적 충격과 함께 군주의 덕목, 忠義 정신, 華夷觀 등에 관한 작자의 생각 등을 살필 수 있다.
본 작품의 예술적 특징을 두 가지의 측면에서 살펴보았다. 우선 여러 작품으로 이룬 하나의 전체로 볼 때 비교적 치밀한 짜임새를 갖추고 있다. 분명한 포커스의 존재, 종적 축과 횡적 폭의 상호 작용을 통해, 개별 작품이 조직적・유기적으로 묶이어 정밀한 구조를 갖춘 하나의 결합체를 형성하여, 작품의 완결성을 확보하였다. 다음으로 <영남송사>를 이루는 개별 작품을 한 편 한 편 살펴보았을 때, 특별한 기교와 수법 없이 그저 자신의 평가와 감정을 직설적이고 소박하게 털어놓는 방식을 사용하여 분명한 가치 판단과 강렬한 감정을 효과적으로 전달하였다. 이러한 두 가지 방식의 조화로운 결합, 거기에 전달하고자 하는 생각과 감정의 진솔함을 더하였기 때문에, 이 작품은 감정과 메시지 전달에 큰 성공을 거두었다.
주제어 : 임진왜란, 의병, 진경문, 남송, 영사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