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문초록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은 개원 시점부터 동아시아, 식민지 근대성과 같은 화두를 중심으로 공동연구를 조직하였다. 공동연구는 근대어, 근대 매체, 검열 등으로 이어진 연구 아젠더로 가시화되었다. 이를 제안한 이들은 임형택, 한기형, 류준필, 박헌호 등 한국문학 연구자들이었다. 이들은 탈식민 분단 체제 하에서 민족주의와 문학의 신화화를 통해 구축된 국문학이라는 제도에 대한 성찰에서 출발하여, 문학이라는 제도를 형성시켜 온 제도와 규범, 그 주체들에 대한 더 두터운 역사화의 길을 개척했다. 그런 점에서 20세기 말 소비에트의 붕괴로 자본의 전지구화와 그 주체성 형성의 기원을 현재주의적으로 보충하는 경향으로 기울어진 근대성, 나아가 식민지 근대성을 운위한 일군의 연구와도 길을 달리했다. 동아시아학술원의 매체, 언어, 검열 연구를 통해 일관되게 드러내고자 했던 것은 식민화와 냉전하의 분단이라는 역사에도 불구하고 드러낸 근현대 한국인들의 자기 표현을 향한 의지와 실천이라는 데 있었다. 이에 20세기 자본주의 체제에서 금압의 대상이었던 사회주의는 매체과 검열, 염상섭 문학 연구에 관통하는 주제가 되기도 했다. 이상의 공동연구는 말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연대로서의 역사 또는 다른 삶의 지향이라는 인문학적 주제를 환기시킨다. 동아시아학술원은 여러 학회와의 공동연구로 여성의 표현과 쓰기의 역사로서 여성문학과 페미니즘에 관심을 가져왔다. 이에 대한 보다 본격적인 공동연구가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동아시아학술원과 그 주변의 교육, 연구활동이 현재 주목받는 페미니스트를 성장시킬 수 있었던 것은 인문학의 미래를 위해 다행스러운 일이다.
주제어 : 동아시아, 식민지 근대성, 근대매체, 근대어, 검열, 문화제도, 사회주의, 페미니즘